
2026년 4월의 어느 일요일 밤,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하며 등장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42회는 영화 같은 미장센으로 가득했습니다. 평소 거친 카리스마와 남다른 미식가적 감각을 지닌 배우 김민준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강원도 고성의 숨겨진 맛의 보물창고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송은 단순한 식도락 여행을 넘어, 마치 한 편의 영화 ‘파묘’처럼 땅속에 묻힌 보물을 찾아내듯 고성의 깊은 맛을 발굴해내는 ‘맛의 명당 파묘! 김민준의 고성 밥상’이라는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야진 항구의 매서운 바닷바람을 뚫고 찾아간 한 어부의 식당은 이른바 ‘장치의 재발견’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비주얼과 맛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동해의 끝자락, 고성이 선사하는 거친 바다의 순수함과 미식의 진화
강원도 고성은 흔히 속초나 강릉의 화려함에 가려진 조용한 시골 마을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의 여행 트렌드는 오히려 이러한 ‘가공되지 않은 원초적인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로컬 지향적 미식 탐험’은 이제 단순히 이름난 카페를 가는 것을 넘어,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속 식재료와 수십 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손맛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성은 대한민국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오염되지 않은 청정 해역에서 갓 건져 올린 최상급 해산물의 성지로 다시금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성의 미식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어부의 식탁’입니다. 새벽녘 거친 파도를 헤치고 돌아온 어부들이 배 위에서 혹은 포구 앞에서 툭툭 썰어 먹던 음식들이 이제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정제되어 새로운 미식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방송에서 소개된 식당 역시 그러한 맥락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아야진 해변의 푸른 바다를 마당 삼아 자리 잡은 이곳은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식재료의 본질에 집중하며, 투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강원도식 조림 요리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이곳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이유는 단순히 TV 출연 덕분만이 아니라, 잊혀가던 동해의 진객 ‘장치’를 현대적인 감각의 양념으로 재해석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식의 경지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못생긴 물고기의 화려한 반란, 장치조림의 깊고 진한 미학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장치조림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코끝을 찌르는 매콤하고 칼칼한 향기로 손님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장치라는 생선은 사실 학명으로는 ‘벌레문치’라 불리는 다소 생소한 어종입니다. 과거에는 생김새가 뱀처럼 길고 흉측하다 하여 그물에 걸려도 버려지기 일쑤였으나, 배고픈 어부들이 이를 말려 조려 먹기 시작하면서 그 놀라운 풍미가 세상 밖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장치는 수심 300~500m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냉수성 어종으로, 살이 무르고 수분이 많아 생물 상태로 조리하기보다는 며칠간 해풍에 꾸덕꾸덕하게 말려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장치의 살은 마치 젤리처럼 쫀득하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독특한 식감을 갖게 됩니다.



조리법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커다란 냄비 바닥에 두툼하게 썬 무와 감자를 깔고, 그 위에 손질한 장치를 넉넉히 올린 뒤 비법 양념장을 투하하여 오랜 시간 은근하게 졸여냅니다. 이때 사용되는 양념장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고춧가루의 칼칼함에 직접 담근 장의 깊은 감칠맛이 더해져 묵직한 바디감을 자랑합니다. 불 조절이 생명인 이 과정에서 장치의 수분과 양념이 완벽하게 결합하며, 생선 살 깊숙이 양념이 배어들게 됩니다. 한 점 크게 베어 물면 장치 특유의 담백한 맛 뒤로 밀려오는 강렬한 감칠맛이 혀를 휘감으며, 부드러운 살점이 뼈에서 스르르 분리되는 쾌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조림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무와 감자는 장치의 기름진 고소함을 한껏 흡수하여, 메인 요리 못지않은 주인공급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방문객을 위한 이용 가이드 및 매장 상세 정보
이곳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난 곳으로, 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아야진 항구의 정취를 느끼며 식사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 상호명: 어부밥집
- 도로명 주소: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86
- 예약 및 문의: 033-633-4237
- 운영 시간: 매일 08:00 - 20:00 (마지막 주문 19:30)
휴식 시간: 15:30 - 17:00 (브레이크 타임) / 정기 휴무: 매주 화요일 - 주요 메뉴 및 가격 구성:
장치조림: 소 40,000원 / 중 50,000원 / 대 60,000원
모듬조림: 소 40,000원 / 중 50,000원 / 대 60,000원
생대구탕: 소 40,000원 / 중 50,000원 / 대 60,000원 - 방문 팁: 재료가 조기에 소진될 경우 영업을 일찍 종료하므로, 가급적 점심시간이나 브레이크 타임 직후를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는 인근 항구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미식을 넘어선 힐링, 아야진에서 즐기는 완벽한 반나절 코스
맛있는 장치조림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면, 이제 고성 아야진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차례입니다. 식당 바로 앞에 펼쳐진 아야진 해변은 다른 동해안 해수욕장과는 달리 독특한 바위 지형이 발달해 있어, 마치 제주도의 어느 해안가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투명하다 못해 시릴 정도로 맑은 바닷물을 바라보며 해안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무지개색으로 칠해진 해안 도로의 경계석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유명하니,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에 더할 나위 없습니다.
또한, 아야진 인근에는 최근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오션뷰를 자랑하는 대형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식후 가벼운 커피 한 잔과 함께 동해의 수평선을 감상하는 것은 고성 여행의 필수 코스입니다. 조금 더 활동적인 일정을 원한다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천학정이나 청간정을 방문해 보길 권장합니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이곳 정자들에 올라서면 굽이치는 파도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장치조림이라는 강렬한 맛의 여운을 잔잔한 바다의 풍경으로 갈무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식객 허영만이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백반 기행’의 완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치조림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한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처음부터 살을 발라 먹기보다는 양념이 자작하게 깔린 국물을 밥 위에 서너 숟가락 듬뿍 얹어 비빔밥처럼 먼저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강원도식 밑반찬인 멸치볶음이나 나물을 곁들이면 맛의 밸런스가 완벽하게 맞물립니다. 동해의 거친 생명력이 담긴 한 그릇, 이번 주말에는 고성으로 떠나 그 깊은 맛의 심연을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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